'NPO/NGO 위기관리 리더십과 경영 자립성’을 주제로 한 SVMIK 국제 컨퍼런스가 참석자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이 국제 컨퍼런스는 비영리/비정부 단체들이 내외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진단하고 극복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개최되었다.
사회적가치경영연구원이 주최하고, 스위스 프리부르 대학 비영리 경영 연구소(VMI)와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시민사회프로그램이 공동 주관한 이 행사는 5월 14일(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코엑스 2층 Studio 519에서 열렸다. 석학들의 발표와 현장 전문가들의 진단과 대안 논의가 이뤄졌으며, 주제발표와 토론이 열띤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다.
변창배 목사(예장 통합 전 사무총장)의 사회로 사회적가치경영연구원 임종한 이사장이 이번 국제 심포지엄을 준비하게 된 배경과 의의를 설명하는 개회사를 하였다.
이어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대한민국 학술원 회원, 아시아연구소 창립소장)는 축사를 통해 우리나라와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시민사회 단체의 위기를 지적하고, 특히 시민사회 단체가 국가는 물론 자본으로부터도 자유로워야 감시와 견제라는 본래의 기능을 활성화하면서 건강성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첫번 째 주제 발표자인 공석기 교수(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시민사회프로그램)는 '한국 시민단체의 위기에 대한 성찰적 비판과 실천 과제' 란 기조 발제에서 한국의 시민사회가 마주한 국내외적 위기 상황을 크게 국가적 위기와 전지구적 위기, NPO의 기반인 회원, 조직 운영 및 협치 등 5개 범주로 나누어 진단했다.
구체적으로, 국가적 위기는 저출산율, OECD 국가 중 최고의 자살률, 평균기대수명 증가, 초고령사회 진입 임박, 1인가구 증가, 지역과 농촌 공동체 붕괴, 사회적 불평등 및 양극화 문제를 제시했고, 전지구적 위기로는 디지털 혁명과 플랫폼 경제, 알고리즘지배, 기후재난과 기후위기, 우크라이나전쟁 및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을 꼽았다.
또한 회원에 대해서는 정체성과 소속감 및 연대활동의 감소, 전문가의 참여 감소, 1인 NGO의 증가, 이주민의 회원 참여와 다양성 제고, 플랫폼 경제 확산에 따른 불안정 노동(precariat)의 포용과 참여 문제를 제기하였다.
조직 운영의 문제로는 강한 연줄에 기초한 연대 및 협력 활동의 한계, 시민사회 단체들이 크게 늘었지만 한국적 특수성을 반영한 과잉 사회운동으로 다양성과 수평성이 부족한 점, 디지털 혁명과 플랫폼 활용 역량 부족, 쉽게 서로 연결되지만 유능한 성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점 등을 지적했다.
공 교수는 이어 한국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적 실천 과제로 운동성의 회복,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보이지 않는 지배에 대한 응전, 'MZ세대'를 향한 진정성, 순순환적 자원동원 메커니즘 구축, 풀뿌리 세계 시민 지향 등 5가지 위기관리 키워드를 제시하였다.
끝으로 시민사회운동의 새로운 도전과 기회로 정체성 동원 전략, 여성 참여와 리더십 강화, MZ와 디지털 동원, 아래로부터의 초국적 연대 강화(이주민 운동) 등을 강조하고, 사회운동에 참여하는 한 명, 한 명이 정체성과 서사를 지니고 실천을 통해 자신과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풀뿌리 운동과 가벼운 공동체(light community) 구축 전략을 대안으로 제시하였다.
두번 째 발표자인 마르쿠스 그뮈어 교수(스위스 프리부르대학 비영리경영연구소장 겸 부총장)는 '공적 보호와 기업가적 자율성 사이에서 위기에 처한 NGO- - 유럽의 경험'이란 주제로 기조 발제를 하였다.
그뮈어 교수는 세계적인 비영리 단체인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1863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2명의 의사(우리 아피아, 테도도르 모누아)와 1명의 변호사(구스타브 모이니에), 1명의 장군 출신 정치가(앙리 뒤푸르), 그리고 사업가 앙리 뒤낭(Henry Dunant) 등 5명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이는 인류애와 전문성, 국가이념 및 기업가 정신의 합작품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이어 '제3섹터'에 속한 독립적인 NGO가 국가(정부), 비즈니스 분문, 그리고 개인과 가족의 비공식 부문과 어떻게 연계되어 있는지를 삼각형으로 단순화시킨 도형을 이용해 설명하였다.
NGO와 국가 간 관계는 국가(정부)의 성격에 따라 달라지며, 자유주의 국가, 복지 국가, 권위주의 국가 등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하였다. 즉, 자유주의 국가는 법적 규제를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공공 보조금도 최소한으로 하고 기업적 활동을 장려한다. 복지국가는 광범위한 규제와 특권을 지닌 사회적 주도권 부여, 상당한 규모의 재정 지원 등 민간 복지기관을 통해 보완하는 규제적 특성을 지닌다. 또한 권위주의 국가는 민간 활동에 대한 광범위한 규제와 법적 제약을 함에 따라 NGO는 저항적 활동을 하게 되고 국가는 이들을 꺼리는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국가와 제3섹터 사이의 전반적인 관계는 자유주의, 복지, 권위주의 체제가 혼합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NGO와 가족 간 관계는 가족 간 유대를 뛰어넘는 커뮤니티와 연대가 자발적으로, 문화적으로 뿌리내리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하였다. NGO와 비즈니스 섹터의 관계는 사회 평화에 기여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요구 사항을 충죽시키기 위한 상호 협력의 잠재력을 인식하는 기업들이 얼마나 되는냐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뮈어 교수는 NGO의 설립 목적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권장 사항으로 다음의 5가지를 제시하였다.
첫째, 전략계획을 전문화 할 것
둘째, 중요한 자원을 신중하게 파악, 평가 및 통제할 것
셋째,개인과 기업의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매력적인 NGO 정체성 개발,
넷째, 상호 보완적인 다른 NGO와의 협력 관계 구축
다섯재, 소셜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고 확장성이 강한 '약한 유대'(weak ties-미국 사회학자 그라노베터의 개념)를 개발하라.
기조발제 1, 2를 포함하여 NPO/NGO의 현장에서 보는 위기 상황과 진단과 대안 제시는 라운드테이블 순서에서 진행되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