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협의회 실행위원회 성명] 살아있는 지구가 직면한 위협들

2024년 11월 21~ 26일 키프로스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와 제16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 결과에 대한 세계교회협의회(WCC) 실행위원회 성명서가 채택되었다(아래는 성명서를 번역한 것이다).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 (마태복음 3:8)

주 하나님이 그 사람을 이끌어 에덴동산에 두시고 그곳을 경작하며 지키게 하셨다. (창세기 2:15)


시대의 징후가 그 어느 때보다 뚜렷해졌습니다. 우리는 현재 지구 평균 기온이 1.5°C 상승한 세계에 살고 있으며, 2024년에는 극심한 기후 영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해는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한 달간 스페인에서는 유례없는 홍수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으며, 필리핀은 여섯 차례 연속된 태풍으로 황폐화되었습니다. 2024년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전례 없는 규모의 산불이 여러 국가에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브라질의 경우 전년 대비 산불 발생이 85% 증가했습니다. 남부 아프리카의 지속적인 가뭄과 동부 아프리카의 끊임없는 강우는 분쟁과 이주를 야기하며 진행 중인 인도주의적 위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태평양 지역과 기타 지역의 해수면 상승은 저지대 섬나라 전체 주민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분쟁들은 막대한 생태적 비용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지구 온도 상승은 생물다양성 손실과 토지 사막화를 가속화하여 수억 명의 생계 수단 상실과 기아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원주민, 여성, 어린이, 노인, 장애인을 포함한 가장 취약하고 소외된 계층과 공동체들이 심화되는 환경 위기와 그로 인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불균형적으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카를스루에(Karlsrhuhe)에서 개최된 WCC 제11차 총회에서 인식된 바와 같이, 이러한 환경적, 도덕적 위기의 시점에서 우리는 회개(repentance)와 생태적 회심(ecological metanoia)으로 부름받았습니다. 

우리는 회원 교회들, 에큐메니칼, 종교간, 시민사회 및 UN 파트너들과 함께 하나님의 소중하고 유일무이한 창조 안에서 지속가능한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합니다. 이는 현재와 미래의 모든 생명 세대를 위한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지구 공동체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2024년 마지막 분기에는 1992년 리우 지구 정상회의에서 도출된 세 가지 유엔 협약, 즉 유엔 생물다양성협약(CBD), 유엔 기후변화협약(CCC), 유엔 사막화방지협약(CCD)에 따른 회의들이 동시에 개최됩니다.

전 지구적 환경 및 기후위기와 이에 대처하기 위한 효과적인 행동의 시급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종료된 기후변화 총회(COP29, 2024년 11월 11-22일 아제르바이잔 바쿠 개최)와 생물다양성 총회(COP16, 2024년 10월 21일-11월 2일 콜롬비아 칼리 개최)는 국가 차원의 충분히 야심찬 계획을 도출하지 못했으며, 긴급히 필요한 행동을 위한 재원도 크게 부족했습니다. '재정 COP'로 불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는 기후변화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국가들로부터 2035년까지 연간 3,000억 달러 제공의 약속을 이끌어냈으나, 이는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취약한 저소득 국가들의 기후 적응과 손실 및 피해 대응에 필요한 연간 2.4조 달러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또한 제29차 당사국총회(COP29)는 제28차 당사국총회(COP28)에서 약속한 화석 연료로부터의 전환 이행에도 실패했습니다.

다만, 이러한 회의들에서는 생물다양성과 기후 보호에 대한 원주민들과 지역 공동체의 중요한 기여, 그리고 높은 수준의 부채가 많은 채무국들의 행동에 주요 장애물이 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제16차 생물다양협약 당사국총회(COP16)은 유전자 데이터 활용으로 이익을 얻는 민간 부문이 그 수익의 일부를 생물다양성 보호에 기여해야 한다는 원칙을 구체화했으며, 이를 위한 자발적 기금을 설립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 화석 연료 및 기타 산업계의 이해관계가 결탁되어 환경 문제 해결에 있어 시장 중심적 해결책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 중심적 접근은 개발도상국의 부채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서 관심을 분산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즉, 경제 구조의 근본적 전환이라는 시급한 과제와 환경 오염의 역사적 책임자들이 져야 할 도덕적 의무가 간과될 수 있습니다. 기후 및 기타 환경 규제는 생태적 재앙의 주된 책임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형평성이야말로 지속가능성으로 가는 길입니다.

세계교회협의회(WCC)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와 제16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를 면밀히 주시했으며, 제16차 유엔사막화방지협약 당사국총회(COP16)에도 참석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배경과 지구의 미래 세대의 생명을 위한 이 결정적 시기에, 2024년 11월 20-26일 키프로스에서 모인 WCC 실행위원회는 각국 정부에 다음 사항을 촉구합니다:

1.   상호 연계된 기후, 생물다양성, 토지 사막화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총체적 접근 방식을 채택할 것

2.   삼중 행성 위기(Triple Planetary Crisis)의 심각성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국가 생물다양성 전략 및 행동 계획(NBSAPs)과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s)를 강화할 것

3.   기후, 생물다양성, 토지 보호 및 복원을 위해 필요에 기반한, 충분한 규모의, 보조금 중심의, 시의적절한 자원을 제공할 것

4.   전쟁과 군산복합체로부터 공공 지출을 전환하고, 화석 연료 산업 보조금을 폐지하며, 기후 취약국의 국가 채무 탕감을 위해 노력하고, 탈탄소화, 생물다양성 보호, 토지 복원에 투자하며 환경 행동을 저해하는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누진적 부유세와 오염세를 도입할 것

실행위원회는 또한 회원 교회들과 에큐메니칼 파트너들에게 다음 사항을 촉구합니다:

1.   생명, 토지, 하나님의 창조물을 상품화하려는 정치적, 경제적, 이데올로기적 이해관계에 의해 왜곡된 신학에 도전하고 이를 해체할 것

2.   생명체, 토지, 모든 피조물의 고유한 존엄성을 인정하고 우리의 지배적인 생산, 소비, 분배, 투자 방식을 변화시키는 체계적인 메타노이아(마음과 삶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끄는 회개)를 포용하는 - 태평양과 원주민들의 영성에서 영감을 받은 - 생명 긍정의 신학을 증진할 것

3.   2025년 브라질 벨렘에서 개최될 제30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을 위해 협력하여 준비할 것. 이는 원주민 및 기타 민중운동들과의 협력 속에서, 그리고 에큐메니칼 원주민 네트워크의 성찰과 자원을 참고하여 공동선을 위한 글로벌 기후 협상을 재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4.   전 지구적 환경 위기 해결을 위한 가시적인 일치를 위해 노력하고, 다양한 차원에서의 행동을 동원하고 증폭시키며, 2022년 카를스루에에서 개최된 WCC 제11차 총회가 요청한 대로 2025년에 기후정의행동을 위한 에큐메니칼 10년을 구상하고 출범시키며 활성화하는 데 참여할 것


*WCC 실행위원회 성명서 출처
Executive Committee of the WCC / 26 November 2024